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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내과 이시훈 교수, 새로운 부갑상선 호르몬 유사체 발견

-기존 골다공증 치료제 부작용 개선 치료제 개발 전망

-치료제, 장기 사용 시 뼈 약화 우려 없는 치료제 개발 가능성 열어 

[ 한국미디어뉴스 이원영  기자 ] 장기 사용 시 뼈가 약해질 수 있는 기존 골다공증 치료제의 부작용 없이, 효과는 우수한 새로운 치료제의 개발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내과 이시훈 교수는 부작용은 줄이면서도 효과적으로 뼈를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부갑상선 호르몬(PTH) 유사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PTH는 체내 칼슘과 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혈중 칼슘 농도가 낮아지면 PTH 분비가 촉진된다. PTH는 먼저 뼈에 작용, 저장된 칼슘과 인산염을 혈액으로 방출시키는 골흡수를 유도한다. 동시에 신장에서 칼슘의 재흡수를 증가시키고, 인의 배설을 촉진한다. 또 신장에서 비활성 비타민D를 활성 형태로 전환해 소장에서 칼슘과 인의 흡수를 돕는 간접적인 역할도 수행한다.

 

이같이 PTH의 간헐적 투여는 뼈 형성에 관여하는 조골세포(Osteoblast)의 분화와 활성을 증진하고 세포 사멸을 억제함으로써 골 형성을 촉진한다. 다만, 지속적인 투여는 골흡수(뼈에 저장된 칼슘과 인산염의 방출)를 가속해 뼈 손실을 일으킨다. 또 간헐적 방식으로 투여했더라도 기간이 2년 이상 길어지면 조골세포의 분화에 비해 골흡수가 우세해져 결국 뼈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시훈 교수는 “PTH 치료제는 뼈의 칼슘과 인산염을 활용하기 때문에 너무 오래 사용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따라서 PTH 치료제 선택 시에는 반드시 전문의의 적절한 판단 하에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PTH의 돌연변이인 R25CPTH를 가진 환자들은 오랫동안 높은 농도의 PTH에 노출됐음에도 높은 골밀도를 유지한다는 새로운 사실에 착안해 연구를 진행했다.

 

PTH의 성숙체 펩타이드(mature peptide)에서 처음 보고된 돌연변이인 R25CPTH는 본래 PTH 기능 저하를 초래해 부갑상선 기능저하증과 연관된 것으로 지난 2015년 알려졌다.

 

▶ R25CPTH : PTH의 25번째 아미노산이 아르지닌(Arg, R)에서 시스테인(Cys, C)으로 치환된 돌연변이)

 

연구팀은 추가적인 분석을 통해 R25CPTH가 두 분자가 결합한 이량체(dimer)임을 확인했다. 우선 이 이량체가 높은 골밀도를 유도하는 중요한 단서일 수 있다는 가설 하에 세포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 이량체 R25CPTH는 부갑상선 호르몬 수용체(PTH1R)와의 결합력 및 이차 신호 전달 물질의 유도 수준에서 기존 PTH와 뚜렷하게 차별화된 반응을 보였다. 이를 통해 이량체 R25CPTH가 기존 PTH와는 다른 신호전달 경로를 활성화하고, 그에 따른 효과도 달라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연구팀은 추가로 생체 실험을 진행, 생쥐를 모델로 일반 PTH와 이량체 R25CPTH의 뼈 합성 효과를 비교했다. 우선, 생쥐의 두개골에 약물을 주사한 후 새롭게 형성된 뼈 두께를 측정해 골형성 수준을 비교하는 두개골 주사 분석법(calvarial injection assay)를 통해 PTH와 이량체 R25CPTH 주사 후 새로 형성된 뼈 두께를 측정했다. 그 결과, 두 물질 모두 대조군에 비해 약 4배 정도 높은 골 형성 효과를 보였다.

 

또 난소 절제로 골다공증을 유도한 암컷 생쥐를 대상으로 대퇴골 피질골 영역에서의 뼈 부피를 측정한 결과, 두 약물 모두 유의미한 증가를 보였다. 특히 골밀도는 이량체 R25CPTH 투여 시에만 확연히 증가했다. 척추 해면골 부피 역시 두 물질 모두에서 유의하게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다.

 

최종적으로 연구팀은 이량체 R25CPTH가 기존 PTH와 유사한 수준의 골 형성 촉진 효과를 보이면서도 분자적 작용 기전에 변화가 있어 장기간 투여 시 기존 PTH에서 나타나는 골흡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골다공증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시훈 교수는 “이번 실험에서 이량체 R25CPTH 투여 시 생쥐의 해면골 및 피질골 밀도가 개선되었으며, 장기간 사용 시 기존 PTH 대비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하며, “이러한 효과는 이량체 형성으로 인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PTH1R 신호 전달 덕분인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연구팀은 새로운 골다공증 및 부갑상선 기능저하증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임상 시험을 통해 장기적 안전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한편, 약 10년에 걸친 이 연구 결과는 가천대 길병원 유전체의과학과 노민수 박사 후 연구원과 경북의대 생화학교실 차상국 연구 교수가 공동 1저자로 참여해 세계적인 국제 학술지 eLife의 최근 호에 <Dimeric R25CPTH(1-34) Activates the Patathyroid Hormone-1 Receptor in vitro and Stimulates Bone Formation in Osteoporotic Female Mice>라는 제목으로 게재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