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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 영원히 꺼지지 않을 서해의 불꽃을 바라보며

 

자손이 부모나 조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는 일을 일컬어 ‘참척(慘慽)을 당한다.’고 한다. 그 슬픔이 참혹하고 혹독하다는 의미이다. 2년 전, 천안함 피격 사건 때 전사하신 어떤 상병의 모친 댁에 위문 차 방문한 일이 있었다. 사건이 있은 지 10년이 넘게 지났음에도 그 날을 떠올리면 다시 그 때로 되돌아간 듯 한 모습에,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슬픔이 나에게도 전이되어 마음이 저려왔다. 아들의 방은 생전 머물던 공간 그대로 남아 있었고, 이부자리는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그곳에서 금방이라도 누군가 문을 열고나올 것만 같았다.

 

천안함 피격 사건은 2010년 3월 26일 북한 잠수정의 기습적인 어뢰 공격으로 백령도 근처 해상에서 경계임무를 수행하던 우리 해군의 제2함대 소속 초계함인 천안함이 침몰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우리 해군 승조원 46명이 전사하였고, 실종자 탐색 작전을 수행하던 故한주호 준위가 순직하였다. 해군본부에서는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2011년 3월 27일 천안함 피격 현장이 보이는 장소인 백령도 연화리 언덕에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을 건립했다. 위령탑에는 서해바다를 항상 밝힘으로써 NLL을 사수하겠다는 46용사들의 해양수호 정신을 표현하는‘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이 설치되어 있다.

 

북한의 도발에 맞서 서해를 수호한 우리 군이 희생된 사건은 천안함 피격 사건뿐만이 아니었다. 2002년 6월 29일에는 제2연평해전으로 우리 군인 6명이 전사했고,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이 일어난 불과 8개월 뒤인 11월 23일에는 북한이 연평도로 방사포 공격을 하여 포탄에 의해 우리 군인 2명이 전사했다. 이에, 정부는 서해수호 55용사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2016년부터 매년 3월 넷째 금요일을 ‘서해수호의 날’로 지정하여 기념식 등을 통해 추모하고 있다.

 

올해로 제9회를 맞이하는 서해수호의 날은 3월 22일 금요일이다. 국가보훈부 인천보훈지청에서는 서해수호 55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고 명예를 선양하기 위해 천안함 전사자 故강태민 상병의 모교인 부평고등학교에 기억의 공간을 조성하고, 온라인 추모관(incheon14.modoo.at)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소중한 목숨을 바쳐 우리 바다를 지켜낸 서해수호 용사들을 영원히 기억하고 추모하는 일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남겨진 우리들이 마땅히 이어나가야 할 책무일 것이다. 우리는 서해수호 55용사의 희생을 기억하며, 그들이 만들어준 평온한 일상에 더욱 감사하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나아갈 것이다.

 

인천 보훈지청 보훈과 정다혜 주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