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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교훈에서 국가위기관리의 방향을 찾아야

 

우리는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매년 기념하고 있다. 이는‘나라와 민족을 위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친 분들을 기리는 달’이라고 대백과사전에서 해설하고 있다. 6월 6일 현충일 제69주년, 6월 25일 6.25전쟁 제74주년, 6월 29일 제2연평해전 제22주년 등을 통해 이 땅을 지켰던 무명용사들의 충절로 대한민국이 건재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 그리고 그 교훈으로 다시는 전쟁의 비극이라는 역사가 되풀이하지 않고 국력을 배양해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국가의 존재목적을 되새기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자고로 백성들의 배를 채워주어 태평성대를 누리게 하는 왕을 최고로 덕망 있는 군주로 꼽았다. 빈부 격차 없이 백성들이 주리지 않게 살도록 만드는 것은 그리 간단하거나 쉬운 것은 아니다. 그래도 동서고금의 역사에서 그러한 시대가 분명히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 시민들은 그러한 대한민국을 꿈과 희망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화인류학적으로 볼 때, 일단 사람이 있었고(창조설이든 진화설이든 상관없이) 먹고사는 경제활동을 통해 사회생활을 하면서 필요성에 의해 점차 공동체조직을 구성하게 되고 점차 국가체제를 갖추며 발전하게 되었다. 그러한 사람들을 위한 법과 제도를 제정하는 과정을 통해 국가는 국민들의 경제활동과 사회생활을 지키고 보장하도록 외교와 국방 등의 책무를 갖게 되었다.

 

그리고 국가의 책무를 담당하는 공직자에게는 사익이 없이 오직 공익 추구를 위한 신성한 윤리를 강조하게 되었다. 국가와 대기업을 운영하는 지도자에게는 사회적책임(Noblesse Oblige)을 강조하며 성실히 불특정다수인에게 공익이 돌아가도록 책임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우리는 1945년 드디어 광복을 맞이하고 미·소 군정기(軍政期)를 거쳐 1948년 5월 31일 제헌국회에서 이윤형 의원(목사) 감사기도로 국회가 처음 문을 열었던 사실을 기억한다. 그 후 2년 만에 갑자기 발발한 6.25전쟁은 민족상잔의 최대 비극이었고 3년여의 전쟁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대한민국은‘한강의 기적’을 경험하며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그런데 이제 우리나라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오일쇼크와 스태그플레이션, 공급망 위기의 삼중고에 따른 글로벌 경제위기에 직면하면서‘高금리, 高유가, 高환율’이라는 ‘新3고시대’에서 서민의 경제적 고통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현실이다.

 

과거 6·25전쟁의 국가 위기 상황에서 이승만 대통령과 맥아더 사령관의 긴밀한 협력으로 전략적 관계를 형성한 유진(遺塵)의 역사를 기억한다.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대통령 훈령)에 따르면, 그 유형은 국가경영위험, 재난, 커뮤니케이션 위기, 집단 간 갈등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리고 국가와 기업의 위기관리를 위해 기업비즈니스 연속성보장체계(BCMS, Business Continuity Management System) 도입과 적용을 강조하는 추세이다. 세계적인 미래사회학자 울리히 베크(Ulrich Beck) 교수는『위험사회론』(Risikogesellschaft, Risk Society, 1986)에서 과학의 발전에 비례해서 우리가 사는 사회의 위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다는 주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2015년 UN은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에서 17개 목표와 169개 세부목표 중에서 국가위기관리와 관련해‘11-5’와 ‘13-1’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은 ‘지속가능한 국가발전’ 목표를 위해 K-ESG 지표를 27개 범주로 만들어 국가와 기업을 진단하며 안전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는 6·25전쟁의 교훈으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군사동맹을 굳건하게 강화했고 경제력을 바탕으로 세계 6위의 군사력을 유지하고 있다.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과 우리경제 인플레이션 압박 등 복합적인 국가위기 상황에서 우리 용사들의 정신적 대비 태세 강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고 온 국민들의 정신적인 무장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국가위기관리체계에서도 재난관리, 국가핵심기반 보호 뿐만 아니라 군사 중심의 전통적 안보 개념으로부터 각양각색의 모든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안위를 적극적으로 보장한다는‘포괄적 안보’ 개념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6·25전쟁의 아픔을 상기하면서 졸저 『그대는 남을 위해 죽을 수도 있는가』를 되새기며 호국보훈의 달에 전시작전통제권(Wartime Operational Control) 전환의 신중성과 한미동맹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느낀다. 그리고 한·미 연합방위 태세를 강화하고 작전계획 수정, 부대 구조 및 무기체계 최적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또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핵심축’(Linchpin)인 한미동맹을‘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본격화하는 국가위기관리와 국방외교전략이 필요하다. 국가위기관리 방향에는 예방적 활동, 대비적 활동, 대응적 활동, 복구적 활동이 순환적으로 작동할 것인 바, 국제안보정책과 결부해 수레바퀴가 함께 움직이는 청사진을 그려본다. 나날이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물론 주변국의 잠재적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한반도 주변 안보협력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국가안보와 국민안전을 위한 대한민국의 힘을 강화하는 것이 전쟁억지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김성제(재난과학박사, 소방수필가)